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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에 조너선 하이트의 책, 바른 마음: 나의 옳음과 그들의 옳음은 왜 다른가(2012)를 많이 떠올렸습니다. 그의 모든 주장에 동의하는 것은 아니지만, 도덕심리학자로서 제시한 인간 마음의 비유가 상당히 설득력 있게 느껴졌습니다. 그는 “마음은 마치 코끼리를 탄 기수처럼 나뉘어 있으며, 기수의 역할은 코끼리를 돕는 것이다”(p.12)라고 말합니다. 여기서 기수는 우리의 이성적 사고를, 코끼리는 “우리 행동의 대부분을 실제로 지배하는 무의식적인 정신 작용”을 나타냅니다(p.12). 우리는 이성적 사고가 우리를 지배한다고 믿지만, 사실 우리의 행동을 결정하는 것은 무의식적인 직관입니다. 코끼리는 가고 싶은 대로 가고, 기수는 코끼리의 선택을 그럴듯하게 정당화할 뿐입니다.

이 비유는 우리의 도덕적, 신학적 입장에도 적용됩니다. 우리 마음 속에 자리한 코끼리는 성경의 특정 주제나 진리를 더 선호하게 만듭니다. 그래서 본능적으로 어떤 성경 구절이 “더 분명하다”거나 “더 권위 있다”고 느끼게 됩니다. 그 후 우리의 이성은 그 선택이 옳다고 열심히 정당화하려 합니다. 하지만 우리는 신학적 결론이 순전히 객관적이고 이성적인 해석의 결과라고 착각할 때가 많습니다. 사실 이런 과정은 모두 무의식적으로 이루어집니다. 비슷한 코끼리, 즉 비슷한 직관적 편향을 가진 사람들은 비슷한 생각에 도달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예를 들어, 보수적이거나 진보적인 직관을 가진 사람들은 각각 보수적 또는 진보적인 입장을 취하게 됩니다.

문제는 우리가 이성적인 논쟁에만 집중하고, 실제 결정을 내리는 무의식적 직관의 역할을 간과한다는 데 있습니다. 그로 인해 우리는 자주 해결하기 어려운 갈등에 빠지며, 서로를 진리를 보지 못하거나 보려 하지 않는 바보나 위선자로 여깁니다.

신학적 입장이 어떻든 저는 우리가 모두 겸손해질 필요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성경을 이해하고 확신을 가질 때, 우리 모두가 무의식적 편향의 영향을 받고 있음을 인정해야 합니다.

그렇다면 우리의 무의식적인 ‘코끼리’는 어떻게 형성되거나 왜곡될까요? 여기서 저는 기독교 철학자 제임스 K.A. 스미스의 책, 『습관이 영성이다: 영성 형성에 미치는 습관의 힘』에서 한 가지 개념을 가져오고자 합니다. 스미스의 핵심 주장은 “우리가 사랑하는 것이 곧 우리 자신”이라는 것입니다. 우리가 무엇을 사랑하느냐가 우리 무의식의 코끼리의 선택을 형성하고, 이성의 기수는 그 선택을 뒷받침할 논리를 찾습니다. 중요한 점은, 우리가 사랑한다고 말하는 대상(예를 들어 하나님이나 예수님)이 실제로 우리가 사랑하는 것과 다를 수 있다는 사실입니다. 우리의 사랑은 이성보다는 경험, 특히 반복적인 습관에 의해 결정됩니다. 그래서 스미스는 제자훈련이 단순히 영적 지식을 전달하는 것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고 말합니다. 제자훈련은 교회 공동체를 통해 장기적인 영적 습관을 형성하여 우리의 마음이 하나님을 향한 사랑으로 새로워지고, 성령의 열매(갈 5:22-23)가 우리의 본성이 되도록 해야 한다고 주장합니다. 성령의 열매가 우리의 본성이 될 때, 우리의 무의식적 직관도 그리스도를 닮은 선택을 하게 될 것입니다. 예를 들어, 친절한 사람은 매번 친절을 의도적으로 선택하지 않고, 자연스럽게 친절을 베풉니다. 그들에게 친절은 이미 몸에 밴 습관입니다.

이 모든 말은 우리가 겪고 있는 분열에 대해 간단한 해결책이 없음을 의미합니다. 우리의 도덕적, 신학적 분열은 단순히 생각하는 방식이 달라서 생기는 것이 아니라, 오랜 습관에 의해 형성된 무의식적인 도덕적, 영적 직관에 의해 영향을 받습니다. 그렇다면 우리는 다른 신념을 가진 사람들에게 조금 더 관대하고 인내할 수 있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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